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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어퍼머티브 액션, Affirmative Action) 사망한날

gramsci01 2023. 7. 1. 05:00

한국에는 몇몇 언론사에만 보도되었을거라 보는데, 미국사회는 어제오늘 이 건으로 정말 씨끄러웠고 한동안 계속 그럴것 같다. 

 

한번쯤은 들어보셨을할 소위 AA가 미국 연방대법원의 6-3 결정으로 공식적으로 사망하게 되었다. 이제 각 대학은 더 이상 인종 혹은 종족적 정체성 (Race or ethnicity)을 기반으로 "소수인종"에게 입학우대를 줄 수 없게 되었다.

 

사실 이제는 더 이상 놀랄일도 아니지만 이에 대한 미국내 몇몇 한인 커뮤니티의 반응은 참 여러생각을 하게 된다. 결론만 말하면 이준석과 그의 추종자들은 꼭 한반도의 남쪽에만 서식하는게 아니라는 거다. AA의 사망을 찬성하는 한인들의 주된 논리는 그간 이것때문에 "우리의 똑똑한 한인 자녀들"이 명문대 입시에서 수많은 불이익을 당했다는 거다. 고로 이제 인종요소가 걷어지게 되면, 성적상으로 뛰어난 아시아 출신 학생들의 명문대 입학비율이 높아질거라 믿는 거다.

 

 

이 믿음의 나이브함 (과연 그럼 그간 흑인이나 라티노들에게 주었던 비공식적 입학쿼터가 아시아인들에게 넘어갈까?)을 차치하고 AA 사망을 찬성하는 미주 한인들이 생각하는 "역차별"의 범주는 딱 최상위권 대학입시다. 그러니까, 이들은 미국내 교육불평등문제에는 1도 관심이 없고 오로지 AA가 내 똑똑한 아이의 앞길을 가로막고 있다는 거다. 즉 "AA제도=아시아학생의 최상위권 계급이동 제한," 다시말해 내 똑똑한 아이의 미국사회의 최상위권 진입을 막지 말라는 거다. 

 

백번 양보해서 정말 한줌도 안되는 대단히도 똑똑하신 한인들 자녀들이 AA의 사망으로 몇몇 최상위권 대학에서 좀더 많이 입학허가를 받는다 치자. 그렇다면 다른 대학들은? 과연 AA의 사망이 수천개에 달하는 미국의 대학의 다양성 제도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안그래도 학생수가 줄고, 학생간 인종분포의 변화로 재원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의 대학들이 이번 AA 사망을 빌미로, 상대적으로 더 잘 살며, 더 많은 등록금을 낼 의향이 있는 중상류층 백인들에게 더 많은 입학허가를 뿌린다면?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리 된다면 몇몇 최상위권 한인학생들의 길을 터주기 위해서, 전체 한인/아시아계 학생들에게는 궁극적으로 피해가 더 커지는 이런 제도를 소수자로서 찬성한다는 건데, 저번 한동훈건도 그렇지만 이들은 뭔가 자신들이 "불의와 맞서고 공정한 세상을 위해 싸우는" 소수자라고 믿고 있겠지만 그 뒤안에는 "나도 이제 세계10대 강국 한국계이고 나 또한 수십만불의 연봉을 받고 미국에서 가장 부자동네에 살고 있는데 내 자식이 피부색이 하얗지 않다고 최상위권 대학에서 불이익을 받는게 말이 되는가?"라는 심리가 노골적으로 엿보인다. 

 

어떤이는 어퍼머티브 액션이 내재하는 미국사회의 그 복잡한 인종문제 이딴거 다 관심없고 "난 그냥 내 자식보다 성적 떨어지는 흑인애들이 아이비에 입학하는 꼴 안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한다. 이쯤되면, "난 미국판 이준석이다"라고 고해성사하는 수준아닌가? 그래서 그 성적떨어지는 흑인아이가 아닌 필립스 아카데미 고등학교를 나온 동부 상류층 백인학생이 합격하면 그건 괜찮다고 생각할 건가?

 

 

머지않아 미국 보수 백인들과 산호세를 위시한 부자동네에 사는 일부 한인들이 의기투합하는 장면을 목격할 것이다. 미리 말하지만 결론은, 한인들은 프로파겐다에 이용만 당하고 버려질것이고, 그로 인해 한인들은 미국내 마이너리티 사회에서도 별종 취급을 당하게 될 것이다. 백여년전 의기양양한 일부 일본계 이민자들이 대놓고 중국계 이민자들을 향해 공격을 서슴지 않았던 것이 떠오르는 요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