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9시30분에 첫 수업, 그리고 11시에 2번째 수업이 시작이다. 그 2번째 수업은 근현대 중국사인데, 뭐랄까 여러 감정이 교차한다. 학위받고 콜로라도 남쪽에 조그마한 학교에서 첫강의를 시작했을때가 2010년 가을이었고 이듬해 처음으로 중국에 관한 단독수업을 했다. 이제 약 11년이 지났는데, 매년 강의 첫날에 중국에 대해 비슷한 이야기를 해왔던 것에 반해 올해만큼은 그럴수가 없을 것 같다.
중국의 부동산위기는 더 이상 중국혐오자들의 음모론수준은 아닌듯하고, 미국 보수지 1타인 월스트리트 저널은 아예 "40년간의 붐은 끝났다"라고 선언했다. 자극적이긴 하지만 중국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대학교육을 받은 중국계 저널리스트가 쓴 글이라 "메신저공격"으로 넘어갈것도 아니다.
전세계의 공장노릇을 하며 지난 30여년간 달러를 쓸어모았던 중국이기에, 이런 위기론에 "오바"라고 말하는 자들도 많다. 앞으로도 중국은 전세계 공장노릇을 할 것이며 천문학적인 무역흑자를 낼것이 확실하다.
그러나 난 위기론이 더 현실을 정확히 보고 있다고 판단한다. 왜냐하면 홍포펑이 지적하듯이 그간 중국이 쓸어담은 부는 명목 GDP를 높이긴 했어도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을 향상시키지는 못했다. 한국이 GDP 3만몇천달러라고 하는 "평균"이 월수입 이백만원정도 버는 수백만 노동자의 삶과 괴리가 있듯이, 중국이 최근 돌파한 GDP 만달러는 월에 30-40만원을 받고 일하는 노동자들의 삶과는 크게 괴리가 있다.
만몇천불이라는 GDP를 14억 인구로 곱하면 천문학적 숫자가 나오는데 문제는 그중 약 26%가 부동산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부동산개발과정을 공부해보니 한국의 그것보다 훨씬 악성이다. 한국은 처음에는 집이 너무 부족하기에 주거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수도권을 중심으로 건설붐이 일어나고 그것이 투기를 만든 것이라면, 중국의 경우는 2-3성 도시에 일부러 건축을 해서 그것이 GDP로 계산되는데, 실제로 이 아파트들이 주거난을 해결한것도 아니며 아파트 가격의 거품만을 만들어왔다.
무역흑자가 날것이기 때문에 당분간 괜찮다는 말이 얼마나 단견이냐면, 90년 버블이 터진 이후 일본도 이후 20년간 년에 수백억달러의 무역흑자를 기록했고 지금도 미국 채권 제1보유국이다. 어떤 의미에서 중국이 일본정도로만 선방해도 주변국들에게 축복일지 모른다. 90-2020년의 일본의 정치도 지리멸렬했지만 독재국가 중국의 그것과 비교하기에는.
이미 미국의 싱크탱크들은 2020년대 후반 중국이 미국을 GDP에서 추월할것이라는 말을 주워담기 시작했고, 슬슬 미국에서도 "역시 우리가 짱이야"하는 말이 나오고 있다. 이것이 바이든의 재선을 위한 큰 그림일지 아닐지는 모르겠지만, 중국식 발전모델이 최대의 위기에 봉착한것만은 사실인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