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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책 <18세기 세책사> 이민희, 문학동네 2023

by gramsci01 2024. 2. 18.

책에 관한 책들은 일부러 사서라도 읽는 편인데, 이 책 역시 그런 흥미에 아주 적절한 책이다. 중간쯤 읽어가는데 2가지 면이 아쉽다. 

 

첫째, 본문만 치면 240페이지도 안되는 책에 10개도 넘는 나라의 이야기를 담다 보니 뭔가 이야기를 하다 만 느낌이 강하다. 저자가 국문학 연구자라는 걸 감안하면 전공지역 외의 자료를 찾아서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 자체는 평가할 만 하다. 그러나 5-10페이지로 한나라의 독서와 도서대여 과정을 서술하다 보니 각주만 봐도 소위 싸이즈가 나온다. 기존에 나온 책들 몇권을 읽고 한국어로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 너무 티나게 드러난다. 물론 이런 책이 한국어 독자에게 있다는 것은 여전히 고마운 일이면서도

 

둘째. 그러다 보니.. 이건 뭐지 하는 부분이 계속 눈에 들어온다.

 

가령 중국에 대한 부분에 이런 서술이 보인다

 

"로버트 헤결은 명-청 시기에 과거 준비생, 도시에 거주하는 일반인 그리고 여성이 중국의 소설 독자였다고 보았다. .. 오오타니 모리시게는 유럽이나 한국과 달리 중국에서 세책이 대중의 소설 독서에 큰 영향을 끼치지 못한 건 표의문자라는 한자의 특성이라고 지적했다"

 

아니 표의문자의 특성과 독서는 좀더 파고들어가야 하는 내용임에도, 기존 저자의 책을 딱 2줄로 정리하고 각주서지사항을 달아준뒤 다른 나라로 넘어간다.

 

고로 18세기 독서에 대해 "대강" 궁금한 사람들에게는 꽤 괜찮은 책인데, 좀 더 깊이 궁금한 분들에게는 이 책은 그리 친절하지 않다. 고로 다시한번 이런 생각이 든다. "잘 모르면 처음부터 건드리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