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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발표를 거절당하다

by gramsci01 2024. 12. 24.

지난 10월 중순에 내년 4월 미국 모처에서 개최되는 학회에 발표신청을 했다. 그 결과가 오늘 나왔는데 결과적으로 발표를 할수 없게 되었다. 아마 한국에 계신 학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장면인데 미국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있다. 십수년전에 한국의 후배 학인들과 함께 AAS (북미 아시아학회) 연례 학술대회 발표를 신청했다 거절당한적도 있었다. 

 

이번 거절은 사실 예상됐던 것이었다. 그 이유를 알기에 사실 좀 갑갑하기도 하다. 미국의 인문사회 대형 학술대회 (특히 학술조직에서 1년에 한번 개최하는 대표학회)는 참가자격자체가 거의 정해져 있다고 보면 된다. 물론 여기에는 소위 명망가 교수들이 매년 자동 참가한다는 의혹도 나온다. 여튼 참가는 거의 100%가 세션단위로 이루어진다. 3-4명의 발표자, 사회자, 토론자를 하나의 패널로 조직해서 그 5-6명중 하나가 대표로 참가를 신청한다. 학회측도 이런 패널단위로 일정표를 만들어서 가령 첫날에는 "40개패널 200명의 발표자 (패널당 평균 5명의 발표)"들이 연구발표를 한다는 식으로 홍보를 한다. 문제는 이 4-5명을 모으는 건데 비슷한 주제의식을 공유해야 하기 때문에 이게 쉽지가 않다.

 

나는 결국 이 4-5명을 모으는 것을 처음부터 포기하고 정말 소수만 선발하는 "개인발표"에 지원을 했다. 이것도 말이 개인발표지 직접 학회장에 가면 개인발표로 선정된 발표자들중 지역이나 주제가 유사한 연구자 3-4명을 임의로 묶어 학회주최측에서 임시 패널을 만들어준다. 즉 모든발표는 개인발표일수 없다는 것. 

 

개인발표 지원자들이 거절될 확률은 매우 높다. 학회측에서 굳이 이들에게 기회를 줘야 할 이유를 찾을 수 없기에. 지난 몇년간 막내아이가 커갈때까지 학회참가를 최대한 미뤄왔던지라 소위 학회인맥은 바닥을 쳤고 앞으로도 내가 직접 패널을 만들지 않는한 대형학회에 참가신청조차 하기가 버거울텐데.. 이 또한 현실로 받아들이는 수 밖에. 

 

이 또한 지나갈테니 move 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