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60 역사학 전공의 위기 새삼스러운 말도 아니니 이에 대해서 뭐라 길게 이야기할것도 없다. 나도 참 감이 없는게 90년대 후반 한국에 중문과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고 서해권 대학들은 죄다 서태평양시대니 하면서 중국관련전공을 홍보하곤 했는데, 불과 30년도 안되어 미국과 한국대학에서 구조조정시 가장 먼저 칼질을 당하는게 중국어 전공이다. 중국어 전공도 이렇게 쓸려나가는데 역사학 전공이 대학에 붙어있는것 만으로도 다행아닌가.. 그럼에도 참 안타까운점은 내가 재직하고 있는 곳은 소위 미국의 리버럴 아츠 대학이고 현재 우리대학 총장은 학부 역사학 전공자이고 미국대학 리더쉽구조에서 사실상 실권자인 Provost(프로보스트) 역시 최근 우리과 교수가 선출되었다. 교내 리더쉽 서열 1,2위가 역사학 전공자인데 정작 역사학 전공자 숫자는 참혹.. 2024. 3. 10. 자동차밖에 없는 곳에서 그게 고장나면 생기는 일 아무런 대중교통이 없는 곳에서 거의 13년을 살고 있는데, 이걸 너무 당연시여기다 보면 가끔 한번씩 경각심을 불러일으켜주는 일이 생긴다. 오늘이 그런 날이다. 타이어 하나 공기압이 현저히 낮다는 경고가 뜬다. 그 순간부터 그 차량은 운행정지다. 아내와 아이들이 타고 교회로 올 차량이었는데 일단 집에서 막혀 있는거다. 미리 다른 차로 교회에 온 나는 예배가 끝나고 나서 부리나케 집으로 간다. 겨우 못이 박힌 곳을 찾았는데, 운도 없이 측면이다. 이러면 망한거다. 소위 지렁이 패치로 떼우는게 불가능하니. 게다가 오늘은 일요일.. 문연 타이어센터가 거의 없다. 마지막 남은 옵션 월마트에 가서 지금 3시간째 이러고 있다. 겨우 스페어 타이어를 달아도 끝이 아니다, 뭔가 맞는 full size 타이어를 끼워야 하.. 2024. 2. 26. 아쉬운 책 <18세기 세책사> 이민희, 문학동네 2023 책에 관한 책들은 일부러 사서라도 읽는 편인데, 이 책 역시 그런 흥미에 아주 적절한 책이다. 중간쯤 읽어가는데 2가지 면이 아쉽다. 첫째, 본문만 치면 240페이지도 안되는 책에 10개도 넘는 나라의 이야기를 담다 보니 뭔가 이야기를 하다 만 느낌이 강하다. 저자가 국문학 연구자라는 걸 감안하면 전공지역 외의 자료를 찾아서 이야기로 풀어내는 것 자체는 평가할 만 하다. 그러나 5-10페이지로 한나라의 독서와 도서대여 과정을 서술하다 보니 각주만 봐도 소위 싸이즈가 나온다. 기존에 나온 책들 몇권을 읽고 한국어로 이야기를 만들어낸 것이 너무 티나게 드러난다. 물론 이런 책이 한국어 독자에게 있다는 것은 여전히 고마운 일이면서도 둘째. 그러다 보니.. 이건 뭐지 하는 부분이 계속 눈에 들어온다. 가령 중국.. 2024. 2. 18. 점점 직장에 대한 실망이 늘어간다 지금 일하고 있는 학교에 대해 크게 불만이 없었는데 각종 위원회에 들어가고 학교 돌아가는 일들을 알게 되니 뭐랄까.. 겉으로는 합리적이고 불편부당하다고 말하고 있으나 내부의 불합리성은 쌓여만 가고 있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학생들 가르치고 뭐 글쓰고 하는건 어디에서 일하나 기본적인 건데, 그걸 운용하는 방식에 대한 회의가 하나둘씩 쌓여만 간다. 이러다가 무슨 큰 결정이라도 내려야 하지 않을까 하는 순간이 올까 솔직히 두렵기도 한데, 어디가나 다 비슷하지 않겠어라고 퉁치고 넘어가기엔 그 불합리가 점점 커 보이니. 일단 참아야 하나. 2024. 2. 6. 이전 1 2 3 4 5 6 7 8 ··· 15 다음